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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실전같이 한다
선물·옵션투자로 두 번이나 깡통을 찬 사이버 트레이딩의 고수 김모 씨.
그는 파생시장에 입문한 초보투자자에게 입에 거품을 물고 모의투자를 하라고 강조한다. 흔히 치는 고스톱 판에서 서로 아는 처지에 점 천짜리를 치면서도 낙장불입이니 일수불퇴니 하면서 핏대를 올리는 판인데, 하물며 수천만, 수억 원대의 현찰을 놓고 벌이는 파생시장이라는 노름판에서 인정사정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현물시장에서 몇 년간의 경력을 쌓은 후, 파생시장에 입문하여 실전투자와 같은 모의투자를 3개월 이상 하라고 권한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100m 경주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초보투자자들이 선물·옵션의 마력에 유혹되어 이 시장에 들어와 제대로 맛도 보지 못하고 퇴출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냥개비라도 주고받는 모의 고스톱이라도 치기 싫다면 점 백짜리 고스톱으로 실력을 쌓으라는 것이다. 처음 뛰어든 투자자는 선물계좌에 1,000만 원은 집어넣되, 절대로 100만 원 이상은 거래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100만 원으로 거래하려면 옵션을 매매하는 수밖에 없다. 옵션을 사고 팔면서 파생시장의 생리를 익히라는 것이다. 옵션거래로 100만 원을 다 까먹으면, 또 100만 원어치만 거래하고…… 이렇게 10번까지 투자해 수익이 나는지 보라는 것이다.
100만 원으로 투자해보면 3일을 버틸 수도 있고, 일주일을 버틸 수도 있을 것이다. 끼가 있는 투자자라면 수익도 꽤 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장이 눈에 들어오고, 내가 왜 까먹었는지, 왜 수익이 났는지 분석이 된다. 만약 10회에 걸쳐 번번이 수익도 못 내고 원금을 다 까먹었으면 다시는 이 시장에 발을 내딛지 않는 게 낫다.
약간의 수익도 나고 자신감이 생긴다면 투자할 금액을 정하되, 소액투자를 고수하고 절대로 투자자금을 늘리지 마라. 일정 수익이 고정적으로 발생하고 수익의 편차가 크지 않을 때, 그때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
선물·옵션투자는 위냐 아래냐 딱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게임이다. 언뜻 보면 손쉬운 게임처럼 보인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운동선수가 시합을 앞두고 아무리 훈련을 많이 쌓더라도 본 게임에 들어가면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훈련을 많이 쌓은 선수가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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