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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어음이란 어떤 것인가
돈을 만들 목적으로 발행되는 어음
어음은 상품대금의 지급, 대여금의 상환 등 원가를 지급하기 위해 발행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지급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돈을 만들 목적으로 발행되는 어음도 있다.
상거래를 하게 되면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는데, 이러한 경우 자신의 신용으로는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 수가 없고 담보로 잡힐 것도 아무 것도 없다면 아는 사람의 회사에 부탁해서 그 회사로부터 자신을 수취인으로 하는 어음을 발행받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결국 어음을 빌리는 것이다. 이때는 어음을 지급기일까지 반환한다든가 어음금을 지급기일까지 가지고 간다는 것을 미리 약속해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어음을 자신이 그 회사에 상품을 판 대금처럼 꾸며 은행에 가지고 가서 할인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자금을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어음을 빌린 사람은 지급기일까지 은행으로부터 그 어음을 다시 환매해서 발행인에게 돌려주든가 지급기일까지 어음금액을 발행인에게 건네주면 된다.
서로 손해는 나지 않도록 하지만…
200만원짜리 어음으로 지급기일이 3개월 남아 있고 할인료가 10만원이었다고 하면, 어음을 빌린 사람은 10만원이 어음할인료를 뺀 190만원을 3개월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어음을 빌려준 사람은 지급기일까지 어음을 빌린 사람이 어음금 200만원을 가지고 오면, 그 어음의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음을 빌려준 것으로 인한 손해는 없게 된다.
이 어음과 같이 지급을 위해서가 아닌 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된 어음을 융통어음이라고 한다.
한 쪽이 다른 쪽으로 융통어음을 발행하는 경우 외에도 두 사람이 서로 융통어음을 교환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A사, B사 모두 자금융통 때문에 곤란해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A사는 B사에게 A사를 발행인, B사를 수취인으로 하는 어음을 건네준다. 그 대신 B사로부터 B사를 발행인, A사를 수취인으로 하는 어음(어음금액과 지급기일은 양쪽 모두 같은)을 수취한다. 그래서 A사, B사 모두 각각 상품대금의 지급으로서 수취하는 형식을 취하고 각각의 거래은행에서 할인을 받는다. 이것이 상호에 융통어음을 교환하는 경우이다.
2회, 3회 그리고 도산
이와 같은 방법을 취하면 돈이 없는 사람끼리 협력해서 돈을 만들 수 있지만 융통어음에는 많은 위험이 뒤따른다.
200만원짜리 어음을 빌린 사람은 지급기일까지 어음금 200만원을 준비해서 발행인에게 건네주지 않으면 안 된다. 어음을 빌린 사람이 지급기일까지 200만원을 벌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런데 어음을 빌린 사람은 원래 돈이 궁핍한 사람이고, 자신의 신용으로는 은행으로부터 차입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것은 이미 차입금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급기일까지 자칫하면 200만원을 준비하는 것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최초의 융통어음의 결제자금 200만원을 변통하기 위해, 2회째의 융통어음을 부탁하게 된다. 이때에는 1회째와 같은 금액이 되는 것은 아니다. 200만원의 돈을 만들려면 할인료를 빼는 것을 고려해서 220만원 이상이 필요하게 된다. 또는 다른 지급에도 곤란해 있으면, 2회째의 융통어음은 250만원~300만원이 될 지도 모른다.
최초의 융통어음을 빌려준 쪽이 2회째의 융통어음발행을 거부하면 상대는 도산하기 때문에 1회째의 융통어음은 발행인 자신이 지급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어음을 빌려주었을 뿐 한푼도 받지 않았는데 200만원의 어음금을 지급하는 일은 바보스럽다고 생각해서, 2회째의 융통어음을 발행해주고 1회째의 융통어음의 결제자금을 만들어 받는다.
이렇게 해서 2회가 3회로 되고, 3회가 4회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융통어음의 매수와 금액이 눈사람 식으로 불어나게 되고 100만원이나 2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1,000만원, 2,000만원이 되고 만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일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는다. 금액과 매수가 늘면 은행에서는 점차 어음할인을 해주지 않게 되고 결국에는 할 수 없어 시중의 사채업자에게 할인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금리인 만큼 발행하는 융통어음이 단번에 늘어나게 되며, 융통어음을 가지고서도 돈을 만들 수 없게 되며 어음을 빌리고 있던 사람은 결국 도산하게 된다.
도산회사의 보증인이 되는 것과 같은
어음을 빌려 받은 사람이 도산하게 되면 어음을 발행한 사람이 어음금을 전부 지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에는 팽창한 융통어음의 금액은 2,000만원 정도가 될지도 모른다. 만약 그것을 결제할 수 없으면 어음을 빌린 측 결국 융통어음의 발행인도 도산하게 된다.
이런 경우의 도산은 실제로 자주 발행하는 일이다. 도산한 회사의 대부분이 융통어음에 관계되어 있다. 특히 돈이 없는 사람끼리 융통어음을 서로 교환했을 경우, 도산의 위험은 한층 더 커진다.
융통어음을 발행하는 것은 도산할 것 같은 사람의 보증인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융통어음의 발행을 부탁받으면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
융통어음은 변명할 수 있다
어음의 차주가 도산해서 어음의 결제자금을 가져올 수 없게 되었을 경우, 어음의 발행을 부탁받은 쪽은 "이 어음은 절대로 폐를 끼치지 않을 테니까라고 해서 부탁받아 발행한 융통어음이기 때문에 상대가 약속을 위반한 이상 이쪽에 지급의무는 없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명은 통용되지 않는다. 융통어음의 발행인은 어음이 제3자의 손에 넘어가면 지급을 거절할 수가 없게 된다. 융통어음인 것을 모르고 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물론이고, 설령 융통어음인 것을 알면서 받은 제3자에 대해서도 지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발행인은 융통어음의 발행을 부탁하러 온 사람을 수취인으로 해서 발행한다. 융통어음의 목적은 융통어음을 빌린 사람이 그 어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해서 돈으로 바꾸기 위함이다. 설령 제3자가 융통어음인 것을 알면서 할인했다 해도 융통어음의 차주는 할인에 의해 돈을 얻은 이상 융통어음발행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으므로 지급을 거부할 수 있는 이유는 아무 것도 없다.
융통어음을 발행한 이상 좀처럼 피할 수는 없다. 융통어음의 발행은 도산으로의 제1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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