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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투자, 핫이슈를 잡아라
‘핫 이슈(hot issue)’는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라는 말로 널리 쓰이지만 본래는 방금 발행되어 나온 따끈따끈한 주식을 일컫는 증권용어이다. 그만큼 새로 시장에 나온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게 마련이고 주가도 기존 주식에 비해 강세를 보인다. 특히 증시가 활기를 띨 때면 기업공개가 봇물을 이룬다.
기업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또는 코스닥시장에 등록)하기 위해 주식을 새로 발행하거나 기존 주식을 불특정 다수 투자자에게 파는 것을 ‘기업공개’라고 한다(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수를 늘리는 과정을 주주를 공개적으로 모집한다는 의미에서 ‘공개모집’, 줄여서 ‘공모’라고 부른다). 기업공개를 거치는 이유는 주주수를 늘림으로써 기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주식분산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잘 되어 있는 경우는 공모를 하지 않고 상장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새로 공개되어 증시에 데뷔한 주식이 값이 오르는 이유는 이전에는 주식을 갖고 있어 봤자 팔아서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아 값을 제대로 받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공개되면 증자나 각종 유가증권 발행을 통해 증시에서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세제 등에 있어 각종 특혜를 받을 수 있어 기업의 장래성이 좋아지는 점도 주가상승 요인이 된다. 코스닥시장보다는 거래소시장이 거래가 활발하고 투자자들의 수요도 많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어 있던 주식이 거래소시장에 상장할 때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신주 공모를 마치고 첫 거래가 이루어지는 날의 시초가격(기준가)은 아침 8∼9시 매수호가를 받아 균형가격으로 결정한다. 이어 오전장에는 동시호가 방식으로 매매가 체결되고 오후장부터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진다(코스닥은 공모가가 곧바로 첫 거래일의 기준가가 되고 오전 동시호가부터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진다).
한창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에는 신규 공개기업들이 거래 첫날부터 상한가행진을 이어가곤 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 새로 등록한 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은 놀라운 것이었다. 등록하자마자 연 10여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달도 안 되어 주가가 5배 이상 오른 기업들이 수두룩했다. 증시의 ‘꾼’들이 신용금고를 이용하여 기관투자가 자격으로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아 차익을 남기는 사례가 나타나기까지 했다.
기업공개 절차
기업공개는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 투자설명회수요예측(북 빌딩, book building) - 실시공모가격 결정 - 물량배정청약납입’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이 가운데 핵심은 ‘장부(book)를 만든다(build)’는 의미인 수요예측이다. 등록 주간사를 맡은 증권사가 청약을 원하는 기관이나 일반인들로부터 희망 가격과 수량을 제출받아 장부에 모두 적은 뒤 적정한 가격을 산출해 상장(등록)하는 것이다. 거래소상장기업에 대해서는 1997년부터, 코스닥등록기업에 대해서는 1999년 하반기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수요예측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청약일날 증권사에서 청약을 하고 경쟁률대로 주식을 받으면 그만이었다. 예를 들어 100주를 청약했는데 경쟁률이 10대 1이었다면 10주를 받는 식이었다. 청약가격은 증권사와 공개기업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미리 결정했었다. 하지만 수요예측방식이 도입되면서 일반인들도 이 절차를 거치게 되었다. 공모가격을 현실화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복잡해졌다.
수요예측은 해당기업 공개업무의 주간사를 맡은 증권사가 청약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기관투자가들을 모아놓고 실시한다. 증권사들은 자기회사 개인 고객들을 대표해 수요예측에 참가한다(증권사는 동시에 기관투자가 자격으로 청약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에 앞서 고객들로부터 사전에 청약가격과 수량을 제출받는 사전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때 사전 수요예측에 참가하지 않으면 공모주를 아예 배정받을 수 없다.
증권사에 따라서는 사전 수요예측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예비 수요예측에 참가하는 데는 증거금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참가하는 게 이익이다.
공모주식 중 일반인들 몫으로 돌아오는 물량은 상장의 경우 50%, 등록의 경우 최대 70%이다(과거에는 증권저축 가입자에 대한 우선배정이 있었지만 1999년 9월부터 없어졌다). 일반인 몫 가운데 절반은 주간사에, 나머지 반은 수요예측에 참가한 여타 증권사에 배정하기 때문에 주간사의 고객들이 물량확보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공모주 청약이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일단 무한대로 청약해놓고 볼 수는 없다. 대개 공모물량과 가격에 따라 1인당 청약한도를 두고 있고 청약금액의 일정 부분을 청약증거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공모일정에 닥쳐서 주간사에 찾아가서는 공모물량을 얻기가 힘들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수익증권 거래실적이나 주식약정고 등을 따져 우량고객들에게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공개시킬 능력이 있는 증권사와 집중적으로 거래하여 잘 보여두는 것이 신주 공모 투자의 첫걸음이 될 수밖에 없다.
공모주 배정비율
구분 |
공모대상 |
배정비율 |
증권거래소 상장 |
우리사주 조합원
일반청약자
기관투자가 |
20%
50%
30% |
코스닥 상장 |
일반청약자*
기관투자가 |
70%
30% |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20% 이내에서 배정가능
무작정 달려들어선 안 된다
북 빌딩 방식을 채택할 경우 기업가치에 근거해 공모가를 결정할 때보다 공모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대세상승기일수록 성장성이 기대되는 첨단기업일수록 그렇다. 1999년 9월 코스닥 등록을 위해 공모를 실시한 기산텔레콤은 공모가격이 1만1,000원(액면가가 500원이므로 실제로는 11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막상 거래가 시작되었을 때 주가상승폭이 ‘기대’에 못 미치고 심지어 공모가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증시가 조정기를 겪고 있던 1999년 8월초 상장되었던 애경유화겢淪記?춠백산 같은 경우는 상장 이후 한동안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들도 등록과 동시에 하한가를 기록한 경우가 속출했다.
이에 따라 주간사가 공개 후 1개월간 주가를 공모가의 8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책임지는 ‘시장조성의무’가 2000년초 부활되었다. 하지만 시장조성의무는 주가하락을 막기 위한 방어적 장치일 뿐 주가를 올려주는 제도는 아니다.
그만큼 투자할 만한 기업인지, 공모가격은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닌지 충분히 검토해보고 공모주 투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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