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투자강좌
A. 증시제도 활용법
B. 실전투자법
- 작전꾼은 파이를 나누지 않는다
  - 비교주가, 사촌을 보면 주가 전망이 보인다
  - 미수 · 신용거래는 패가망신의 지름길
  - 기관의 투자행태와 선호종목을 관찰하라
  - 외국인투자가 따라잡기
  - 최고경영자 의 얼굴은 투자 결정의 제 1변수
  - 템플턴식 투자법을 배우자
  - 증시 징크스 떨쳐버릴 것과 귀기울일 것
  - 신문 제대로 활용하는 법
  - 공시를 보면 주가가 보인다
  - 시세표는 주식투자의 교과서
  - 사이버거래 모르면 원시인

 

 

작전꾼은 파이를 나누지 않는다

1999년 9월초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으로 증시는 물론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특정세력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을 ‘작전’이라고 한다. 증시에서는 알게 모르게 소규모 작전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면서 순진한 개인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간다.
증권거래소에 의해 작전 혐의가 포착되었던 A기업의 사례를 통해 작전의 실체를 파악해보자.


어떤 종목이 타깃이 되나

A사의 자본금은 96억원에 총 주식수는 1,936만주다. 공식적으로 드러난 대주주 지분은 53.36%이지만 우호세력 지분까지 합하면 최대주주 관련 지분은 훨씬 높은 것이 보통이다. 이 회사의 1999년초 주가는 2,000원대(액면가 500원), 하루 평균 거래량은 5만주 남짓이었다.
이처럼 자본금이 작고 대주주지분율이 높아 유동주식수가 적은 점 등은 작전타깃이 되기에 딱 적합한 조건이다. 평소에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한가한 종목도 좋다. 이런 종목은 매수호가 간의 차이가 커 적은 금액으로도 신속하고 수월하게 주가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이 드는 대형겙恣 종목은 증시의 작전꾼들이 손대기 힘들다. A기업은 주가가 다소 높은 게 ‘흠’이지만 액면분할을 실시하여 외형상 주가가 낮게 보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아울러 주가가 급등해도 사람들이 별로 의심하지 않을 정도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기업이라야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작전, 이렇게 진행된다

준비는 차근차근, 공격은 순식간에
작전은 2월초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주식을 사들여가면서 시작되었다(ⓐ시점). 때맞추어 액면분할설이 떠돌았고 이어 회사측의 공시가 나왔다. 이때부터 주식매집이 가속화되면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주가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4월말, 또다시 무상증자 실시라는 호재가 이어지면서 ‘본작전’이 시작되었다(ⓑ시점).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작전개시의 깃발이 올라간다. A사도 하루 거래량이 보통 때에 비해 6배 이상 폭증하면서 당일 상한가를 쳤다. 작전꾼들끼리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주가는 14일 만에 7,000원대에서 1만7,000원대로 142%가 폭등했다. 평상시에는 같은 업종의 지수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던 종목이었지만 이때의 주가상승률은 업종상승률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주가 ‘흔들기’도 필수
주가가 무턱대고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모양새’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숨에 ‘목표가격’까지 갔다간 당장 표가 난다.
주가를 ‘고지’까지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실탄’도 추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아직 원하는 만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단계에서 일반 개인들이 너무 많이 따라붙는 것도 거추장스럽다.
이때는 주식을 집중적으로 내다팔고 악재를 퍼뜨려 주가를 떨어뜨린다(ⓒ시점). 이렇게 한번쯤 ‘흔들기’를 통해 현금도 마련하고 싼값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단 주가가 너무 오래, 그리고 많이 빠진다면 일반인들이 아예 등을 돌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흔드는 기간은 매우 짧은 것이 보통이다. 한번 떨어졌다가 다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일반인들은 “역시 좋은 주식이군” 하는 확신을 갖고 덤벼든다.

작전 끝, 손털기
5월 중순, 드디어 목표가격대에 도달하자 작전세력들은 손을 털었다(ⓓ시점). 그렇다고 해서 주가가 꼭지에 도달한 날 하루에 순식간에 다 팔아치우는 작전꾼들은 없다. 3∼4일에 걸쳐 매물을 쏟아내는 동안 거래량은 최고 수준에 이르고 주가는 상투를 거쳐 급락세로 돌아서는 게 보통이다. 어리숙한 개인투자자들은 ‘사자’ 주문을 쏟아내지만 그 돈은 고스란히 작전꾼들의 지갑으로 빨려들어간다.
A사의 주가는 상투를 친 지 한달 남짓 만에 다시 4,000원대로 폭락했다. 물론 작전세력들은 퇴각기에도 한두 차례 ‘위장용 공격’을 한다(ⓔ지점). 이 역시 뒷북투자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원활하게 물량을 팔기 위한 경우가 많다.
작전 종목은 주가가 바닥수준까지 떨어진 뒤 다시 한번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시점). 작전꾼들이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주식을 완전히 처분하는 것이다.
감시의 눈길을 피하면서 동시에 마무리작전을 통해 마지막까지 개인투자자들을 벗겨먹는 것이다. 작전타깃이 될 만한 종목이 빤하기 때문에 간혹 새로운 소규모 작전세력이 2차 공격을 펴는 것일 수도 있다.


혼자서 하는 작전은 없다

작전에는 전주(錢主)와 전문 작전꾼 외에 증권사 직원이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직원은 시장상황에 따라 수시로 주문을 내야 하기 때문에 필수적이다. 한 곳에서 주문을 내다간 금방 들통나기 때문에 여러 명이 동원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컴퓨터 등을 통한 사이버거래가 활성화되면서부터는 존재를 노출시키지 않고 주문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 직원의 필요성은 줄어들었다.
작전에는 또한 타깃 기업의 대주주나 자금담당자의 묵인 내지는 공모가 뒤따르기 쉽다. 기껏 힘들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중인데 대주주가 “옳다구나” 하고 주식을 대규모로 팔아서 돈을 챙기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가를 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주가가 급락하여 작전꾼들은 그동안 사모은 주식만 잔뜩 손에 든 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또 대주주가 적당한 시기에 호재를 터뜨려주어야 주가상승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대가를 쥐어주고 ‘협조’를 얻어내는 경우가 많다.
기관의 펀드매니저들 역시 ‘포섭대상’에 포함된다. 이들이 타깃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주면 유통물량이 줄고 갑작스런 매물홍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주가를 올리는 데 있어 작전꾼들끼리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고파는 방법은 기본이다. 매매가 형성되지 않을 정도의 높은 가격에 사자 주문을 잔뜩 내거나 마감동시호가에 매수잔량을 대규모로 쌓아놓는 것도 전형적인 수법이다.
투자자들로 하여금 이 주식이 굉장히 인기가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성급하게 이루어지는 작전은 성공하기 힘들다. 최소한 몇 개월의 시간을 두고 공을 들이는 게 보통이다.


꾼들은 파이를 나눠 먹지 않는다

증권거래소 시장감시부와 감리부에서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는데도 작전꾼들의 움직임을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하물며 개인투자자들이 작전종목을 가려내기는 더욱 어렵다. 또 ‘주가가 급등한다고 해서 모두 작전이라고 속단했다가 언제 큰 돈을 버느냐’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사례와 대략 비슷하다 싶으면 손을 대지 않는 게 상책이다. 특히 평소에는 잘 거론되지 않던 종목이 ‘신제품개발’이나 ‘외자유치’ 등 확인하기 힘든 ‘…설(說)’과 함께 주가가 급등하면 일단 위험신호라고 의심하는 게 좋다.
증시 주변에는 ‘작전종목을 찍어달라’는 개인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작전에 편승해 돈을 벌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작전의 매수겦킵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어 돈을 번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좀더 냉정하게 말하면 ‘꾼’들은 결코 남들과 ‘파이’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 ‘대박종목’이라는 귀띔이 자신한테까지 전해지는 것은 꾼들이 손을 털고 나오기 위해 마지막으로 순진한 개미들에게 미끼를 던지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작전꾼은 파이를 나누지 않는다 비교주가, 사촌을 보면 주가 전망이 보인다
 미수 · 신용거래는 패가망신의 지름길 기관의 투자행태와 선호종목을 관찰하라
 외국인투자가 따라잡기 최고경영자 의 얼굴은 투자 결정의 제 1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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