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신문 제대로 활용하는 법
‘신문 보고 투자하다가 패가망신하기 딱 좋다.’
개인투자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주가지수 ○○○돌파 눈앞’이라는 기사를 보고 주식투자에 손을 댔다가 그때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쳐서 손해를 본 사람들의 경험담일 것이다. 신문의 증권관련 기사는 작전세력과 결탁한 기자들이 농간을 부리는 수단이라고 믿고 있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신문에 대한 불신은 근거가 있는 것도 있고 전혀 터무니없는 것도 있다. 하지만 신문은 단언컨대 개인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보원이자 투자의 스승이다.
그러기 위해서 개인투자자들은 매체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정보를 활용할 태세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신문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본다.
신문은 내일을 점치지 않는다
신문은 존재하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뒷북을 치는 게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특히 시황과 관련된 기사는 앞으로의 투자에 대한 가이드라기보다는 지나간 상황에 대한 확인자료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코스닥시장 불붙는다’는 식의 기사가 나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실체가 확인되기 전까지(다시 말해 주가가 이미 상당히 오르기 전까지)는 시황을 확신하는 기사를 쓰기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향후 전망을 싣는 경우에도 시장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정도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매체와 기자의 신뢰성을 점검하라
기자들은 ‘생각보다’ 직업의식이 강하다. 고의로 없는 말을 지어내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사를 윤색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문제는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할 능력과 자질에 있다고 보는 게 오히려 타당하다. 실제로 취재현장에서는 꾼들의 작전이나 근거가 희박한 루머에 휘둘려 오보를 내는 사례들을 가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자가 몸담고 있는 신문의 이해관계 때문에 기사의 방향이나 크기가 좌지우지되지 않았나 하는 부분도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평소에 신문의 성향이나 개별 기자의 신뢰성을 세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다. 또 한 가지 신문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다. 최소한 2개 이상의 신문을 비교해가며 보는 게 기본이다.
증권면만 보고선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없다
대만에 지진이 일어나 반도체 관련주의 값이 오르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 세계 주가가 출렁이는 현상은 증권면보다는 국제면을 읽어야 더 빠르고 자세한 흐름을 알 수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갈수록 국제 금융시장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도 국제면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이다.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은 증권면보다는 기업관련 지면에서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형사고가 터지면 반드시 연관된 기업이 있다는 점에서는 사회면을 내팽개쳐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미현의 미국 LPGA 골프 우승소식을 후원사인 한별텔레콤의 주가와 연관지을 줄 아는 투자자들은 스포츠뉴스에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가능하면 초판과 비교하라
신문은 하루에 한번만 찍는 게 아니다. 오후 6시쯤이 되면 서울시내 가두판매 및 제주겙 등 원격지 배달용 조간신문이 나온다.
기업이나 정부의 홍보담당자들은 이 초판을 보고 명백히 잘못된 기사는 물론, 자신들에게 불리하거나 민감한 기사를 신문지면에서 빼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결과가 성공적이면 다음날 아침 서울시내나 주요 도시에 배달되는 신문에는 정말 민감한 내용들은 빠지는 경우가 왕왕 일어난다. 초판에만 실린 기사내용을 보고 투자전략을 미리 짜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보통 신문사들은 밤새 3~5차례 신문을 인쇄한다. 가장 먼저 인쇄된 신문이 가장 먼 곳에, 가장 나중에 인쇄된 신문이 서울시내 중심부에 다음날 아침 배포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특히 지방 독자들은 밤새 일어난 중요한 기사를 못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개별기업에 대한 기사는 TV나 라디오뉴스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칫 남들은 아는 정보를 자기 혼자만 모를 수 있다.
의심나면 확인하라
기자에게 전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신문에 실린 정보만으로는 부족하거나 내용이 의심될 경우 직접 신문사나 해당기자에게 전화 또는 이메일을 보내 확인해보는 게 좋다(기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게 사실이지만 답장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이메일보다는 전화로 직접 물어보는 게 효과적이다).
신문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장사인만큼 독자에게 기자의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자로서도 마감시간이 임박한 경우가 아니면 전화통화를 굳이 피하지 않으며 오히려 독자들의 전화는 기자들에게도 힘이 된다. 단 ‘어떤 종목을 사면 좋으냐’ ‘누구한테 그런 소리를 들었느냐’ 하는 식의 질문은 답을 듣기도 힘들고 서로를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재료의 지속력을 판단하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이야기가 있다. 호재가 공식 발표되기 전에 알 만한 사람은 이미 주식을 사들여 주가가 올랐다가 막상 발표되고 나면 그동안 차익을 얻은 사람들의 팔자물량으로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반대로 좋지 않은 설로 주가가 바닥을 기다가 막상 사실로 확인되면 사자 주문이 늘어나 주가가 오르는 수도 있다.
하지만 ‘발표=매도’라는 공식이 모든 재료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상승장에서의 유상증자나 액면분할처럼 실질적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들은 발표 이후에도 영향력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발표 이후 일시적인 하락기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것도 방법이다.
신문만이 능사는 아니다
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터넷은 또 하나의 정보유통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쇄와 배달에 걸리는 시간이 없는 인터넷은 주식투자정보를 얻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순식간에 말을 퍼뜨릴 수 있다는 익명성과 정보를 걸러주는 장치가 없다는 위험성으로 인해 지나치게 인터넷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존 언론매체의 인터넷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신문들은 인쇄매체 독자를 의식하여 마감시간까지는 중요한 기사를 인터넷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
|
|
|
|
|
|
|
|
|
